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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161202 선생님의 푸른일기 - 송명희(두레교실 거점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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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고관리자 조회 740회 작성일 19-05-10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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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202 선생님의 푸른일기 - 송명희(두레교실 거점선생님)


 익숙해지는데 걸리는 시간


 

 

‘익숙하다’라는 것은 ‘이해하게 되다’라고 생각한다.

누구를 이해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함께 울고 웃은 시간들이 모여 서로를 이해하게 하고 비로소 편안한 관계가 된다.

 

어쩌다 보니 어른이 되어 누군가의 아내, 엄마, 며느리 여러 가지 이름이 생겼다.

이런 이름들로 살아가다 보니 문득 내 이름을 찾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여러 자격증에 도전하고 사회복지사 자격증도 취득하게 되었다.

우선 초등학교에 학습지도 자원봉사를 하며 아동 관련된 일을 찾고자 노력하던 중 푸른학교 두레교실과 인연이 되어 사회복지사로서의 첫 발을 내딛게 되었다.

 

이렇게 해서 만나게 된 두레교실의 아이들의 첫인상은 자유롭고 솔직했다.

때론 너무 직설적이고 솔직한 표현에 상처 입기도 했지만, 지나고 보니 낯설음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처음 같이 생활하게 된 고학년들은 모두 개성이 뚜렷하고 자기주장이 강해 나를 매일 곤란하게 만들었다.

사춘기인 고학년들과의 생활은 만만치가 않았지만 졸업하고도 가끔 찾아오는 아이들을 보면 그때의 고단함은 모두 추억이 되어 미소 짓게 된다.

 

두근두근 설레는 맘으로 출근한 첫날 어색하게 있던 나에게 먼저 다가와 자기소개를 하고 동생이름도 알려주며 말을 걸던 은별이가 기억에 많이 남는다.

은별이의 굵고 큰 목소리 덕분에 귀가 좀 아프기도 했지만 말이다... ^^

그리고 책 읽기는 너무 싫어하지만 춤추는 것을 좋아해 늘 즐겁게 지내던 혜진이도,

태권도 선수가 꿈인 밝고 명랑한 안나도, 모범생으로 모든 활동에 잘 참여하던 정현이도...

처음 일을 시작해 모든 것이 서툰 시간에 만나 여러 추억을 선사한 고마운 아이들이다.

 

어느덧 두레교실에서 1년이 지나고 6개월이 지난 지금 돌이켜보면, 함께한 시간이 주는 익숙함은 아이들과의 관계에서 정말 큰 힘이 되는 것 같다.

1년의 시간이 주는 익숙함은 의도적으로가 아닌 자연스러움으로 아이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힘이 되었다. 시간이 주는 힘은 어떤 무엇보다 좋은 관계 맺기의 윤활제임에 틀림없다.

표정만 봐도 마음 상태를 알 수 있게 되었고, 말하지 않아도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게 되었다.

집에 돌아와서도 아이들이 생각나고 안타까워 뒤척이는 나를 보면서 함께한 시간들이 익숙함을 만들어 냈고 내가 아이들을 가슴으로 이해하게 만들었다.

이렇듯 익숙해지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고, 익숙해지는데 걸린 시간은 정말 값진 보석과도 바꿀 수 없는 귀한 경험이 된다.

 

앞으로 두레의 아이들과 만들어 가는 시간들은 어떤 익숙함일까?

오늘도 “명희쌤, 공기 가르쳐줘요” 하고 다가오는 가영이와 “명희쌤~” 하고 매달리는 동현이를 보며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하고, 이 아이들을 가슴으로 이해할 수 있는 좋은 선생님이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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