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은행동 '다함께돌봄센터' 1호점 "숙제·또래놀이·체험학습..맘놓고 맡겨요"
[경향신문] ㆍ소득·재산수준 등 상관없이
ㆍ방과후 초등학생 자녀 돌봐
ㆍ이용료 월 3만~10만원 ‘저렴’
ㆍ상시·선택돌봄 맘대로 결정
18일 오후 초등학교 수업이 끝나는 시간이 되자 경기 성남시 중원구 은행동 ‘다함께돌봄센터’ 1호점에 아이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가방을 자기 이름이 쓰인 개인 사물함에 던져넣고는 바로 학습실로 향했다.
“꽃~은 참 예쁘다. 풀~꽃도 예쁘다.” 아이들은 음악실에서 선생님 피아노 반주에 맞춰 동요 ‘예쁘지 않은 꽃은 없다’를 부르며 합창 연습을 했다.
정유정양(중부초교 1학년)은 “노래 부르는 게 좋다”며 “이곳에 오면 친구들도 많고 신나게 놀 수 있어 너무 재미있다”고 말했다.
성남시가 운영하는 다함께돌봄센터가 급한 일이나 맞벌이로 아이들을 돌볼 시간이 없는 학부모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공립형 아동복지시설인 돌봄센터는 지난 5월 은행동 주민복지센터 건물 2·3층(234㎡)을 리모델링해 1호점으로 개소했다. 인근 초등학교 학생 20명(정원 40명)이 이용 중이다. 센터장을 포함해 보육·교원 자격이 있는 10년 이상 경력의 교사 2명과 조리사 1명 등 4명이 아이들을 돌본다. 센터 운영 시간은 학기 중에는 오전 11시~오후 8시, 방학 중에는 오전 9시~오후 6시이다.
이용료는 월 3만~10만원 정도로 저렴한 편이다. 상시돌봄(주 5일)부터 선택돌봄까지 이용하는 날짜를 자유롭게 정할 수 있다. 단순히 부모가 퇴근할 때까지 돌보는 공간이 아니다. ‘개인별 관리카드’ ‘아동관리 일지’ 등을 통해 학생들의 활동 상황을 일일이 기록하며 관리한다. 3개 공간에서 숙제 및 독서 지도, 신체 놀이, 또래 놀이, 음악·미술·체육·과학 활동 등 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방과 후 또는 방학 때 ‘틈새 교육’ 역할을 한다. 국내 돌봄센터 가운데 처음으로 설치한 식당에서는 아이들의 간식과 식사도 챙긴다.
강경애 다함께돌봄센터장(48)은 “센터에서 아이들이 형제자매처럼 지내는 것을 보면 기쁘다”며 “마을 탐방, 영화 관람, 스케이트장 체험 등 여럿이 함께하는 체험 형태의 다양한 프로그램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함께돌봄센터는 소득이나 재산 수준에 상관없이 초등학생 자녀를 둔 모든 가정이 신청할 수 있다. ‘직장맘’이나 맞벌이 가정의 초등학교 자녀는 우선 대상이다. 성남시의 초등학생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저소득층 자녀를 대상으로 하는 기존 지역아동센터나 1~2학년이 대상인 초등학교 돌봄교실과는 다르다. 학부모들은 반기고 있다. 자식을 안심하고 맡길 수 있고 아이들 역시 올바른 교우 관계와 규칙을 배워 학교 생활을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박선정씨(40)는 “무엇보다 딸이 다니는 학교와 가까운 거리에 돌봄센터가 있어 좋다”며 “아이들을 돌보는 선생님들도 경험이 많은 분들이라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성남시는 이달 초 수정구 위례지역에 돌봄센터 2호점을 개소한 데 이어 올해 안에 분당 판교지역 등에 3·4·5호점을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
글·사진 최인진 기자 ijcho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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