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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140226 칭찬은 아이를 성장 시키는 보약 - 이선미선생님(의정부두레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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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고관리자 조회 605회 작성일 19-05-10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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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226 칭찬은 아이를 성장 시키는 보약 - 이선미선생님(의정부두레교실)


칭찬은 아이를 성장시키는 보약

이선미(의정부 두레교실)

 

화경이는 오늘 개별학습에 조금은 늦었지만 교실 문을 빼꼼히 열고 들어와 인사를 하고 책상에 앉아 조용히 문제집을 풀고 있다.

화경이의 모습을 보니 화경이와 처음 개별학습 하던 날이 떠오른다.

 

화경이는 모든 일에 의욕이 없고 자신감도 많이 부족해 보이는 아이였다.

공부를 시작하는 첫날 공부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문제를 풀어보라고 하자 문제집을 앞에 두고 고개를 푹 숙인 채 연필만 만지작거리고 있다가 결국 그날 풀어야 할 분량을 다 풀지 못했다.

채점을 해보니 문제를 읽고 푼 것인지 찍은 것인지 알 수가 없을 정도로 오답이 많았고 다음 개별학습시간에도 화경이의 행동에는 변화가 없었다. 문제를 풀라고 채근하자 “다 찍어야지” 라고 혼잣말을 하였다.

기막히고 괘씸하기도 하여 이런 식으로 하면 오답노트를 만들어 써오게 하겠다고 하자 선생님이 뭔데 학교선생님도 안 시키는 오답노트를 써오라고 하느냐며 대들었더랬다.

 

화경이와의 개별학습은 쉽지 않았다. 툭하면 빠지기 일쑤였고 수업하는 내내 말을 걸거나 어렵다는 말만하고 집중하지 않았다.

궁리 끝에 칭찬스티커를 문제집에 붙여주고 그날 풀어야 할 분량을 다 푼 날은 10개의 도장을 찍어주고, 풀어놓은 문제집의 장수에 따라 도장의 개수를 달리하여 도장을 찍어 주었다. 칭찬스티커를 다 모으면 나가서 맛있는 것도 사주고 선물도 사주겠다고 약속하였다.

칭찬스티커가 효과가 있었는지 화경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약속한 분량을 풀기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고 오답도 현저히 줄어갔다. 나는 화경이의 행동을 관찰하여 열심히 칭찬거리를 찾아 칭찬해주려 노력하였다.

‘화경이는 이해력이 좋구나, 저번에 가르쳐 준 걸 아직 기억하고 있네, 머리도 좋은 것 같구나, 화경이가 오늘 문제집을 열심히 푸는 모습을 보니 선생님 마음이 정말 기쁘다’ 등등 작은 행동들에 대해 칭찬을 해주고 그런 모습에서 느껴지는 나의 마음들도 표현해주었다. 그러자 화경이도 나에게 서서히 마음을 여는 것이 느껴졌다.

 

태권도장에서 시합 가는 이야기며 동생이야기, 부모님 이야기 등 자신의 이야기를 하나씩 해주기 시작 하였고 처음에는 나의 손길을 피하기만 하더니 어느 날부터는 손을 잡아도 뿌리치지 않았다.

어느 날은 화경이가 태권도를 잘하는 것 같아 나중에 올림픽 금메달을 따서 ‘TV는 사랑을 싣고’ 같은 프로그램에 나가 선생님 찾아오라고 이야기 하자 자기는 대학은 안가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던 화경이가 “공부해보다 안 되면요.”라고 이야기해서 나를 감동시키기도 하였다. 매사에 무기력하고 자신감이 부족하던 화경이에게 어느덧 공부를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 것 같아 대견한 마음이 들었다.

 

나의 칭찬에 수줍어하던 화경이는 이제 내가 칭찬해주던 말들을 자기 입으로 이야기한다. 나는 이해력이 좋다거나 머리가 좋아 기억력이 좋다거나 하는 말들을 수줍어하지 않고 하게 되었고 이런 화경이의 모습은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과 자존감이 많이 커져가고 있음을 느끼게 해준다.

 

요즘은 학교가 늦게 끝나 개별학습시간에 조금 늦게 오더라도 그날 풀어야할 분량은 다 풀어 놓으며 오답도 거의 없을 정도로 집중하여 풀어놓는다. 화경이의 글씨체가 엉망이어서 답을 잘 알아보지 못할 때가 있어서 제발 예쁘게 써놓으라고 이야기 하였는데 정말 예쁜 글씨로 노력하며 답을 적어 놓아서 나를 기쁘게도 해준다.

 

가랑비에 옷 젖는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부정적인 의미로 많이 쓰이는 말이기는 하지만 아이들에게 생활 속에서 칭찬거리들을 찾아 칭찬해주면 아이들은 가랑비에 옷이 젖듯이 그 칭찬들을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고 자신을 그런 사람으로 만들어 가는 듯하다.

내년이면 화경이도 중학생이 되어 두레교실을 떠나게 될 것이다. 화경이가 두레교실을 떠나더라고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행복한 사춘기를 보내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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